과부하 인간
언젠가부터 자기계발서는 정말 실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하지 않으면 잘 안 읽게 됐다. 물론 읽어보기 전까지는 그런지 안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이 책도 새해에 좀 충동적으로 샀는데 아이고 역시나다. 남들 시선에 집착하지 말고 너 자신을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라는 건 이젠 그렇게 신선한 메시지도 아니고 솔직히 몰라서 못하는 것도 아니지, 라는 느낌. 러브유어셀프도 강박이 되면 그건 그대로 소위 ‘갓생’만큼 빡세지 않나? 나는 남들 말하는 대로 열심히 살려고 이것저것 하다가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실패한 기분이 든다. 나는 역시 남들 말하는 대로 나 스스로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다가 어떤 날은 그냥 객관적으로, 혹은 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싫은 부분을 발견해 버린다. 나는 그 두 가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냥 삶이 그런 날과 저런 날의 반복이라고도 생각한다. 그걸 좋아한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냥 마음가짐의 문제인 것이다.
어쨌거나 공감 가는 문장 몇 개 메모
- 자격은 결과에서 오지 않는다. 시작에서 온다. 오로지 시작하는 데에서 온다.
- 당신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이어야 한다.
- 인생의 모든 결과를 통제하려는 욕구가 우리의 가능성을 제약한다.
- 자신을 돌보는 일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할 수도 있다. 그런 자기 돌봄이야 누구나 좋아한다. 하지만 나를 진정으로 변화시킨 건 반짝이고 섹시한 물건들이 아니었다. 나를 변화시킨 건 빚을 갚고, 억지가 아니라 좋아서 하는 운동 습관을 들이고, 내 몸을 벌주지 않는 방식으로 식사하고,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습관과 의식을 만들고 따르는 것이었다. 마스크팩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이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마스크팩을 붙이고 짧은 만족감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 깊고 고요하다.
- 자기 신뢰는 다른 모든 신뢰와 같은 방식으로 생겨난다. 즉, 노력해 얻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기를 그만두고, 오히려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세상의 소음을 잠재우고 내직관이 들려주는 고요하고도 가만한 속삭임을 찾아내야 한다.
- 시끄럽고 정신없고 한없이 불만족스럽고 모든 것이 과한 이 세상에서 필요한 건, 평가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분별이다. (...) 분별력은 머리에 들어오는 정보의 양을 줄인다. 분별력이 중요한 도구인 이유다. 무엇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지 아는 건,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 신경 쓸 대상이 줄어든다. '쟁취하려고' 애쓰는 일이 줄어든다. 분별력은 당신이 진정으로 마음을 쓰고 싶은 것에 열렬히 마음을 쏟을 수 있도록 해준다.